[삼성전자]언극인 손숙이 본 이윤택 ㅡ학벌 콤플렉스가 있었지만 저는 몰랐는데 안마시키고 입에 담기 어려운 짓을
페이지 정보
작성자 よしき 댓글 0건 조회 18회 작성일 24-09-21 12:03본문
그녀는 "오랫동안 작업하며 친하게 지낸 동업자들 이름이 날마다 등장했어요. 놀랐고 배신감이 들었죠. 잠도 못 잤어요. 한 달째 '멘붕' 상태"라며 한숨지었다. 작심한 듯 말을 이었다.
"이 순간에도 악행이 폭로될까 봐 떨면서 인생을 돌아보는 사람들이 있겠지요. 아프지만 전부 다 터졌으면 좋겠어요. 죄의 경중에 따라 벌을 받아야죠. 무엇보다 남녀 편 가르기를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인간이 인간을 모독하고 짓밟은 데 대한 반성이 필요합니다. 피해자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자기 입으로 꺼낸다는 게 말이 쉽지, 우리 젊을 땐 그런 일을 당하더라도 속으로 삼켜야 했어요. 말하면 인생이 완전히 끝난다고 여겼으니까. 이제라도 용기 내줘 고마워요. 그분들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고 생각해요."
"잃을 게 별로 없어 용기 내"
늦겨울부터 초봄까지 그녀는 극장에 있었다. 연극 '3월의 눈'이 공연 중이던 지난 7일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만난 손숙은 "뒤숭숭했지만 무대에 오를 땐 현실을 잊을 수 있었고, 힘들어하는 후배들에겐 '이럴 때일수록 묵묵히 본분에 충실하자'며 다독였다"고 말했다. "연극 전체가 여론의 몰매를 맞고 있어 선배로서 미안하고 속상하다"고도 했다.
―'미투' 폭로는 영화·종교·정치·대학으로도 번졌지만 유난히 연극인이 많군요.
"(쓸쓸하게 웃으며) 연극계가 늘 앞서가기 때문 아닐까요. 우리 작업이라는 게 굉장히 자유롭고 남녀가 두세 달 동안 날마다 모이잖아요. 저는 사실 연극계엔 성차별이 비교적 적다고 생각했어요. 뒤집어보면 그렇게 자유롭고 앞서가니까 그런 용기도 생긴 것 아닌가 싶고."
―연극인들이 가난하고 잃을 게 없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는데.
"맞아요. 크게 잃을 게 없지요. 다른 분야라고 성추행·성폭행이 현저히 적을까요? 대동소이하겠죠. 영화든 정치든 잃을 게 많은 쪽에서는 '미투' 고백이 훨씬 어려울 겁니다. 특히 정치권은 더 썩었을 거예요."
―왜 그럴까요?
"남성 우월주의, 갑을 관계가 극심할 테니까요. 한국 여성들은 그동안 성차별을 당해도 참고 침묵했어요. 듣고도 '앞으로 인생 길다. 시집은 어떻게 갈 건가'라며 억눌렀죠. 그 부작용이 '미투' 현상으로 한꺼번에 폭발한 거라고 저는 생각해요. 다 터져야 (상처가) 아물 테고 더 바람직한 사회로 갈 겁니다."
―한 피해자는 '이윤택은 내가 속한 세계의 왕이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연출가가 배우의 생살여탈권을 쥐고 있다는 게 말이 되나요? 구상은 연출이 해도 구현은 배우가 합니다. 배우를 아껴야 더 좋은 작품이 나온다는 걸 모른다면 무능한 연출가예요."
―50여 년 무대에 섰는데 사나운 일을 경험한 적도 있는지요.
“술자리에서 성희롱은 자주 있었어요. 사내들이 다 저렇지, 하며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할 정도로요. 제가 모르는 성추행·성폭행도 있었겠지요. 다행히 저는 결혼하고 극단 생활을 시작해 험한 꼴을 겪진 않았습니다. 지난달 농반진반으로 연출가한테 묻고 후배들에게도 물었어요. ‘당신은 괜찮으신가요?’ ‘내가 너희들 성희롱한 적은 없니?’라고(웃음).”
―연희단거리패와 (경남) 밀양연극촌을 이끌던 연출가 이윤택과 작업을 많이 했는데.
“그 사람이 지랄 맞아요. 연습을 하다 배우에게 소리 지르고 난리 치는 모습도 봤지만 좀 지나면 돌아와 다시 연습하곤 했습니다. 감정 기복이 심했죠. 학벌 콤플렉스가 있었지만 예술가로서 능력을 의심하진 않았어요. 저는 몰랐는데 안마를 시키고 입에 담기 어려운 짓을 했더라고요.”
―널리 알려진 거장이 ‘괴물’은 아닌지 눈 씻고 보게 됩니다. 사건 터지고 연락해봤나요?
“전혀요. 하고 싶지도 않고. 제가 야단친다고 들을 사람이 아녜요. 저지른 일에 합당한 죗값을 받아야죠. 가해자 중 한 명은 제 단톡방에서 쫓겨났어요.”
"이 순간에도 악행이 폭로될까 봐 떨면서 인생을 돌아보는 사람들이 있겠지요. 아프지만 전부 다 터졌으면 좋겠어요. 죄의 경중에 따라 벌을 받아야죠. 무엇보다 남녀 편 가르기를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인간이 인간을 모독하고 짓밟은 데 대한 반성이 필요합니다. 피해자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자기 입으로 꺼낸다는 게 말이 쉽지, 우리 젊을 땐 그런 일을 당하더라도 속으로 삼켜야 했어요. 말하면 인생이 완전히 끝난다고 여겼으니까. 이제라도 용기 내줘 고마워요. 그분들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고 생각해요."
"잃을 게 별로 없어 용기 내"
늦겨울부터 초봄까지 그녀는 극장에 있었다. 연극 '3월의 눈'이 공연 중이던 지난 7일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만난 손숙은 "뒤숭숭했지만 무대에 오를 땐 현실을 잊을 수 있었고, 힘들어하는 후배들에겐 '이럴 때일수록 묵묵히 본분에 충실하자'며 다독였다"고 말했다. "연극 전체가 여론의 몰매를 맞고 있어 선배로서 미안하고 속상하다"고도 했다.
―'미투' 폭로는 영화·종교·정치·대학으로도 번졌지만 유난히 연극인이 많군요.
"(쓸쓸하게 웃으며) 연극계가 늘 앞서가기 때문 아닐까요. 우리 작업이라는 게 굉장히 자유롭고 남녀가 두세 달 동안 날마다 모이잖아요. 저는 사실 연극계엔 성차별이 비교적 적다고 생각했어요. 뒤집어보면 그렇게 자유롭고 앞서가니까 그런 용기도 생긴 것 아닌가 싶고."
―연극인들이 가난하고 잃을 게 없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는데.
"맞아요. 크게 잃을 게 없지요. 다른 분야라고 성추행·성폭행이 현저히 적을까요? 대동소이하겠죠. 영화든 정치든 잃을 게 많은 쪽에서는 '미투' 고백이 훨씬 어려울 겁니다. 특히 정치권은 더 썩었을 거예요."
―왜 그럴까요?
"남성 우월주의, 갑을 관계가 극심할 테니까요. 한국 여성들은 그동안 성차별을 당해도 참고 침묵했어요. 듣고도 '앞으로 인생 길다. 시집은 어떻게 갈 건가'라며 억눌렀죠. 그 부작용이 '미투' 현상으로 한꺼번에 폭발한 거라고 저는 생각해요. 다 터져야 (상처가) 아물 테고 더 바람직한 사회로 갈 겁니다."
―한 피해자는 '이윤택은 내가 속한 세계의 왕이었다'고 증언했습니다.
"연출가가 배우의 생살여탈권을 쥐고 있다는 게 말이 되나요? 구상은 연출이 해도 구현은 배우가 합니다. 배우를 아껴야 더 좋은 작품이 나온다는 걸 모른다면 무능한 연출가예요."
―50여 년 무대에 섰는데 사나운 일을 경험한 적도 있는지요.
“술자리에서 성희롱은 자주 있었어요. 사내들이 다 저렇지, 하며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할 정도로요. 제가 모르는 성추행·성폭행도 있었겠지요. 다행히 저는 결혼하고 극단 생활을 시작해 험한 꼴을 겪진 않았습니다. 지난달 농반진반으로 연출가한테 묻고 후배들에게도 물었어요. ‘당신은 괜찮으신가요?’ ‘내가 너희들 성희롱한 적은 없니?’라고(웃음).”
―연희단거리패와 (경남) 밀양연극촌을 이끌던 연출가 이윤택과 작업을 많이 했는데.
“그 사람이 지랄 맞아요. 연습을 하다 배우에게 소리 지르고 난리 치는 모습도 봤지만 좀 지나면 돌아와 다시 연습하곤 했습니다. 감정 기복이 심했죠. 학벌 콤플렉스가 있었지만 예술가로서 능력을 의심하진 않았어요. 저는 몰랐는데 안마를 시키고 입에 담기 어려운 짓을 했더라고요.”
―널리 알려진 거장이 ‘괴물’은 아닌지 눈 씻고 보게 됩니다. 사건 터지고 연락해봤나요?
“전혀요. 하고 싶지도 않고. 제가 야단친다고 들을 사람이 아녜요. 저지른 일에 합당한 죗값을 받아야죠. 가해자 중 한 명은 제 단톡방에서 쫓겨났어요.”
추천0 비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