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밀양 송전탑 건설ㅡ,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ㅡ용산 참사ㅡ, 쌍용자동차 파업…ㅡ. 국내 각지에서 이 같은 인권운동 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ㅡ ㅡ ㅡ 천주교인권위원회 간부 A씨는ㅡ 빠지지 않고 현장에 나타났다. 그랬던 그가ㅡ 4년 전 한 여성활동가를 성추행했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ㅡ경찰이 사실 확인에 나섰다.

진보적 색채를 보인ㅡ 시민·종교단체의 ‘민낯’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ㅡ ㅡ 서울경찰청은 최근 A씨의 강제추행 혐의를 확인하기 위해 내사에 착수했다.

앞서 지역 여성활동가 B씨는 ㅡ ㅡ ㅇ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ㅡ 자신이 2014년 A씨로부터 성추행을 당했고, A씨가 자신에게 사과한 뒤에도 ㅡ ㅡ ㅡ 지인들에게 성추행 행위가 합의로 이뤄진 양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하고 다녀ㅡ 추가 피해를 줬다고 밝혔다. 이후 A씨는 SNS에 “용납될 수 없는 일로 큰 잘못을 했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올렸다.

연합뉴스
경찰은 조사 결과 A씨 행위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피해자 B씨 고소 없이도 처벌할 방침이다. 피해자가 고소 등 처벌의사를 표시해야만 성범죄를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 조항이 2013년 6월 폐지된 결과다. 경찰 관계자는 “B씨가 올린 글에 행위 시점이 특정되고, 시기적으로 친고죄 조항 적용을 받지 않는다”면서 “사안이 공개적으로 드러난 상황에서 원칙에 따라 조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B씨는 또 SNS 게시글에서 성추행 피해 사실을 인권운동 진영의 다른 활동가들에게도 알렸지만 별다른 조치 없이 묵살됐다고 비판했다. B씨가 지목한 활동가들은 “동료 활동가가 겪은 폭력과 고통에 감정이입하고 헤아리려고 노력하지 않았다”며 사과 입장을 내놨다.

A씨는 인권운동 현안이 생길 때마다 주도적으로 활동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 촉구 촛불집회에서도 비중 있는 역할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공권력 행사 과정에서 인권침해 논란을 빚은 사건을 조사하고자 지난해 8월 발족한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 민간위원도 맡았다. 그는 B씨 폭로가 나온 뒤 위원직을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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