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옆 대나무숲 피해자 입장 전문ㅡ

#MeToo

이 의원님 안녕하세요?ㅡ
잘 지내시는지요?
저는 잘 지내지 못합니다.
그동안 수많은 안부 문자를 보내오셨는데ㅡ 이제야 답을 드리네요.
얼마전 의원님께서 ㅡ ㅡ 미투운동을 지지한다며 가해자를 비난하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그 기사를 본 날 ㅡ ㅡ 저는 아침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저는 의원님 마지막으로 뵈었던 날이ㅡ ㅡ ㅡ  떠오를 때마다 힘든데, 의원님은 ㅡ ㅡ최소한의 양심의 가책도 없으신가봅니다.
제가 딸같다며 며느리 삼고싶으시다던 의원님, 의원님은 따님분들 앞에서도 제 앞에서 그랬듯 바지를 내리시는지요.
의원님의 더러운 성욕때문에 ㅡ ㅡ 저희 부모님은 딸에게 더러운 말을 하는 의원님의 목소리를 생생히 들어야만했고,ㅡ ㅡ ㅡ 저는 부모님 가슴의 대못을 박은 죄인이 되었습니다.
잊을만 하면 오던 안부문자가ㅡ 올해는 오지 않았네요. 아니면 제가 차단해둔 사이에 문자가 왔을 지도 모르겠군요.
어느쪽이든 저는 잘 지내고 있지 않으니 ㅡ ㅡ ㅡ더이상 제 안부는 물어보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제가 이 글을 올린다고 해서 ㅡ ㅡ 의원님이 죄책감을 느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걸 본 ㅡ ㅡ 여러 의원님, 보좌진 분들이ㅡ 앞으로 함부로 행동하지 않기를ㅡ, 그리고 성적으로 상처를 받는 분들이 조금이라도 줄어들기를 바라며 ㅡ ㅡ 저 또한 언젠가는 용기를 내어 당당하게 대면할 수 있기를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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