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수는 상관없어요. 당첨만 되면 주변에서 돈을 빌려서라도 계약할 겁니다."

양재동 '디에이치자이개포'(개포주공8단지 재건축) 견본주택 앞에서 만난 박모(56·서울 방배동)씨는 "ㅡ ㅡ ㅡ최소 3억원 이상 시세차익이 예상되는데, 청약을 안 할 이유가 있느냐"고 말했다.

'10만 청약설'이 나올 만큼 분양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디에이치자이개포' 분양 현장은ㅡ ㅡ  견본주택 개관 첫날부터 북새통을 이뤘다ㅡ ㅡ ㅡ. 새벽 6시부터 견본주택 주변에 ㅡ'ㄹ'자 형태의 대기 줄이 만들어졌다. ㅡ정오쯤엔 견본주택이 들어선 화물터미널 앞 부지를 인파가 가득 메웠고, ㅡ일대 교통은 마비됐다. ㅡ ㅡ 분양 관계자는 "대기 줄이 1㎞가 넘는다"고 말했다.ㅡ ㅡ 줄 끝에서 입장까지 4시간 넘게 걸린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견본주택 내부도 ㅡ ㅡ혼잡스럽긴 마찬가지다. 1층과 2층에 설치된 총 17개의 청약 상담 창구는 빈자리 없이 꽉 들어찼다. 방문객 입장이 시작된 지 1시간 만에ㅡ ㅡ 상담 대기순번표가 600번을 넘어섰다.

시공사인 현대건설의 박윤서 분양소장은ㅡ ㅡ ㅡ "시간당 2000명 정도가 입장하고 있어 이런 추세라면 오늘 2만여 명이 찾을 것으로 추산된다"며 "예상을 뛰어넘는 수치"

이 단지가 주목받는 이유는ㅡ ㅡ '낮은 분양가' 때문이다. 디에이치자이 개포의 분양가는ㅡ ㅡ 3.3㎡당 평균 4160만원으로, 주택형에 따라 최저 9억8000만~30억6500만원 선이다.

전용면적 84㎡는 ㅡ12억5000만~14억3000만원, 전용 103㎡는ㅡ 15억700만~17억2700만원 정도다. 내년 입주 예정인 '래미안 블레스티지'(옛 개포주공2단지)의 분양권 시세보다 ㅡ ㅡ6억~7억원가량 싸다.ㅡ 시장에서 '로또 아파트'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당초 이 단지는 ㅡ ㅡ 3.3㎡당 평균 분양가가 4200만원대 중반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을 받는 과정에서 가격이 내려갔다.

이 때문에 정부의 가격 통제가 역설적으로 분양 현장을 '로또판'으로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익명을 원한 한 시중은행 PB센터장은 " ㅡ ㅡ시장 안정을 위한 분양가 규제가 오히려 시장을 과열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자산가들만 ㅡ ㅡ 시세차익 등 혜택을 본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견본주택 방문객 중에는 자산가가 많았다. 서울 도곡동에서 왔다는 최창호(65)씨는ㅡ ㅡ  "현재 재건축을 앞둔 아파트에 사는데, 당첨되면 ㅡ공사하는 동안 거주할 것"  "나중에 지금 사는 집이 재건축되면ㅡ 이 집은 팔든, 자식에게 증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ㅡ ㅡ 사전 조사 결과 예비 청약자의 70%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거주자였다"고 했다.

그러나 이런 분위기가 청약으로 이어질지는ㅡ ㅡ  미지수다. 일단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이 부담이다. 서울 대치동에서 왔다는 주부 윤 모 씨는 "중도금 대출이 안 돼서 불안하다"며 "여기저기에서 돈을 끌어와야 하는데, 중도금을 채울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분양가가 9억원이 넘는 아파트는ㅡ ㅡ  HUG의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하다. 현대건설 등 시공사도 자체 보증으로 대출해주지 않을 계획이다. 이 때문에 계약자가 전용 84㎡ 입주를 원할 경우 계약금(분양가의 10%)과 중도금(60%)에 해당하는ㅡ   9억8000만원 정도를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

임채우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ㅡ ㅡ ㅡ"중도금 대출을 안 해주는 경우 청약했다가 자금이 부족해 계약을 포기하면 청약통장만 날리고 5년간 재당첨 제한에 걸린다"며 "청약률이 예상보다 낮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발코니 확장 등 옵션이 ㅡ ㅡ 대부분 유상이어서 추가 자금이 꽤 든다. 전용 84㎡ 기준으로 발코니 확장 공사 비용은 2600만~2800만원 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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