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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운동권출신이 본 현정권의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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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よしき 댓글 0건 조회 18회 작성일 23-09-11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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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의 사람 풍경] 증오로는 좋은 세상 못 만들어,

운동권 반세기 ‘쓴소리’ 별명
누구도 당대에 새 세상 못 만들어
상대 이해해야 대화도 협상도 가능
정성헌 DMZ 평화생명동산 이사장


“그 사람 운동은 잘하는데 인간성은 틀려먹었다고 하면 결국 다 실패한 겁니다. 무엇보다 자신부터 달라져야 합니다. 자기변화와 사회변화가 함께 가도록 노력해야 해요. 그래야 좋은 운동이 되고 아무리 어렵더라도 실망하지 않습니다.”

그를 만나기 전 선입견이 약간 있었다. 지난 50여 년을 사회민주화 운동에 몸담아 왔고, 요즘에도 평화·생명·통일운동을 펼치고 있는, 그래서 ‘운동권의 대부’ ‘운동권의 큰 어른’으로 불리기에 매우 딱딱하고 까다로울 줄 알았다. 정성헌(71) 한국DMZ평화생명동산 이사장이다.

“늘 내세우는 게 밥과 말입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기본 중 기본이죠. 좋은 밥을 정성껏 대접하고, 말 제대로 하는 사람을 키우자고 합니다. 아주 간단합니다. 단순하죠. 우리 모두 솔직해지자, 거짓말은 그만하자는 겁니다.”

정 이사장은 강원도 인제군 서화면에 산다. 2008년부터 DMZ 아랫마을에서 생명과 통일을 향한 시민교육에 힘을 쏟고 있다. 12만㎡ 땅에 번듯한 교육관·식당을 차렸고, 태양광 발전 시설에 자체 농장도 갖췄다. 해마다 6500여 명이 찾는다. 107개국 외국인도 다녀갔다. 금강산 내금강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이곳에서 자동차로 3~4분만 가며 바로 민간인 통제선이다.



Q : 생명, 매우 추상적으로 들립니다.
A : “아닙니다. 너무나 실질적입니다. 생명에 이롭게 하자는 겁니다. 예를 들어 이곳엔 가로등을 거의 켜지 않습니다. 풀과 벌레도 밤에는 잠을 자야 하거든요. 제가 농사를 지어봐서 압니다. 환한 가로등 아래 들깨를 심으면 기름 대신 물만 나옵니다.




Q : DMZ 지척에 자리를 잡은 이유입니까.
A : “이곳은 남북한 식물이 만나는 점이지대입니다. 종 다양성이 풍부하죠. 2000년에 이미 민통선 안에 100만㎡(30만 평) 지뢰생태공원과 30만㎡(9만 평) 연구실 부지를 잡아놓았습니다. 북한에도 같은 제안을 했는데, 여태껏 거절은 안 했으니 일단 살아 있다고 볼 수 있을까요.”(웃음)





Q : 늘 절약, 절약을 강조합니다.
A : “원전은 반대하면서 자기 집 전기를 흥청망청 쓰면 되겠습니까. 전국민이 20%만 절약해도 대략 1500만kW를 줄일 수 있어요. 신고리 원전 5·6호기(각각 140만kW) 10개보다 많은 양입니다. 이런 면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잘못도 있다고 봅니다. 국민 숙의를 거쳐 공사가 재개됐지만 전기 절약부터 꺼내야 했습니다. 탈원전만 강조하니 운동권 지도자 같은 인상을 주었습니다.”


Q : 대학 1학년부터 운동권 아니었나요.
A : “1964년 한·일 정상회담에 반대하다 구속된 게 시작이었죠. 알려진 대로 이후 가톨릭 농민운동을 했고요. 어느덧 운동권 반세기가 지났습니다. 80년대 이후 생명에 눈을 떴습니다. 광주민주화운동이 전환점이 됐습니다. 엄청난 충격과 좌절이었죠. 인간으로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70년대 중·후반부터 공해 문제도 본격화했고요. 민주화·산업화도 중요하지만 생명이 죽어가는 현실을, 현대문명의 반생명성을 직시하게 됐습니다.”


Q : 주변의 비판도 컸을 것 같습니다.
A : “운동권부터 반성해야 한다고 말해 왔으니까요.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언제까지 남 탓을 하며 살아야겠습니까. 아직도 극우는 북한 탓만, 극좌는 미국 탓만, 보통 사람은 정치 탓만 하고 있잖아요. 못난 사람들이죠. ‘나부터 좋은 사람이 되겠다’ ‘함께 살아보자’ ‘생태공동체에 도움이 되자’, 그런 큰 목표를 세워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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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산 안에 있는 탱크 설치물. 주변 12사단에서 기증받은 것이다. 자연과 인간이, 남한과 북한이 하나가 되는 염원을 담았다.

Q : 진영논리가 여전히 지배하고 있는데요.
A : “요즘 적폐청산, 정치보복 논란이 거셉니다. 문 대통령이 민주화항쟁이 일어난 87년이면 87년, 국제통화위기가 발생한 97년이면 97년, 그렇게 적폐의 기점과 내용을 당당히 밝히고 미래 전망을 내놓았다면 더 큰 공감대를 얻었을지 모릅니다. 그러지 못하니 정치적 대립이 격화됐습니다.”


Q : ‘운동권 쓴소리’ 별명이 떠오릅니다.
A : “누구도 당대에 새 세상을 만들지 못합니다. 기반을 닦을 뿐이죠. 예컨대 대자본의 횡포를 미워할지라도 자본가는 미워하면 안 됩니다. 증오로는 세상을 좋게 바꿀 수 없어요. 상대의 처지와 심정을 이해해야 대화도, 협상도 가능합니다. 진보든, 보수든 그런 훈련이 부족하니 화가 쌓이고 상대를 배척하게 됩니다. 젊은이들도 자기만 알게 됐고요. 좋은 시민이 되기 위한 교육이 필수적입니다.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Q : 운동권 50여 년, 지치지 않았습니까.
A : “거짓말로 들릴 수 있겠지만 그만두고 싶은 때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사회가 조금이라도 나아질 것이라고 믿었거든요. 큰 일은 못 하더라고 작은 일은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어요. 초등학교 교사로 42년3개월 재직한 아내에게 폐를 많이 끼쳤습니다. 큰 수술 네 번, 구속 두 번, 벌금형 두 번, 수배 네 번, 순탄치 못했던 저를 지켜봤으니까요. 시간 나면 다시 놀러 오세요. 맛있는 밥은 언제나 줄 수 있습니다.”(웃음)

[이 게시물은 최고관리자님에 의해 2023-09-12 12:48:53 주식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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