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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 히로부미식 근대화란 건 구체적으로 이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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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便利に 댓글 0건 조회 1,586회 작성일 19-05-14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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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프랑스식은, 군주 끌어내서 목을 치든 폐위를 시키든 왕정을 타도하는 거다. 그리고 공화정 세우는 거다.

영국식은 시민혁명으로 군주의 입법권, 사법권, 행정권을 하나하나 빼앗아오되, 군주 자체를 없애지는 않는다.

독일식은 절대군주가 스스로 권력을 통제해서, 자비로운 마음으로 백성들한테 입법권 사법권 행정권을 베푸는 거다.

독일식의 경우 군주가 허수아비가 되지는 않는다.

모든 주권사항을 전부 국민에게 베푸는 건 아니다. 육해군의 통수, 국회 해산, 계엄 선포, 비상조치 등은 군주가 여전히 가진 주권사항이다.

이건 군주권이라고 한다.

독일식으로 헌법을 만들면 그 헌법을 흠정헌법이라고 하고,

군주가 스스로 자비롭게 권력을 통제해서 백성들에게 베풀었으니, 백성들은 충성으로 군주에게 보답해야 한다는 논리도 성립한다.

멸사봉공, 진충보국... 이런 논리가 여기서 나온다.

이토 히로부미식 근대화는 독일식을 변형한 걸로 보면 된다.

이토 히로부미가 가장 고민했던 건, 일본의 천황은 예로부터 허수아비였고 절대권력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점이었다.

독일식 헌법의 핵심은 절대군주가 권력을 스스로 자비롭게 통제하는 건데, 일본에는 절대군주가 없었다.

이토 히로부미와 일본인들은 만세일계의 혈통, 침범할 수 없는 천황의 상을 조작해냈다.

그리고 신적인 존재인 천황이 스스로 권력을 통제해서 일본 국민에게 입법권, 사법권, 행정권, 투표권 등을 베풀었다고 선전했다.

물론 독일처럼 일본에도 군주권이 있었다. 천황이 국민들에게 미처 다 베풀지 않은 주권 사항.

이를 일본에서는 천황대권이라고 했다.

하지만 독일의 경우 빌헬름 2세같은 꼴통들이 군주권을 마구 휘두르다가 1차대전을 초래했지만

일본의 경우 군주권이라는 천황대권조차 이토 히로부미, 야마가타 아리토모, 사이온지 긴모치 같은 정계의 거물들이 대신 행사했다.

이로써 일본의 천황은 영국식도 아니고 독일식도 아닌 존재로 남게 되었다.

일본의 천황은 영국처럼 타도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독일처럼 권력을 휘두르는 존재도 아닌 이상한 군주가 되어버린 것.

이 개혁이야말로, 조선이 선택할 수 있었던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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